책 소개
어느 개인의 예술성이 아니라 조직에 의한 설계와 집단 협업을 내세워 한국 최대의 설계 집단을 일군 정림건축의 설립자 김정철의 생애와 건축 작업을 조명한 책이다.
‘외환은행 본점’, ‘전주서문교회’, ‘둔촌주공아파트’ 등의 작업을 남긴 김정철은 기념비적 건축을 추구한 아틀리에 계열 건축가들과 다른 길을 걸었는데, 그것이 산업화 시대의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배경이 되었고, 역설적으로 한국 현대 건축의 다양성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책 속에서
“이제 한국 건축계도 선대들이 남겨놓은 유산을 제대로 조명하고 해석하여, 취하고 계승할 것은 계승하고, 한계를 극복할 것은 극복하여 새로운 유산을 후대에 남겨야 할 때가 아니겠는가? 우리는 모두 선대의 어깨 위에 서서 우리를 따라오는 후대에 든든한 어깨가 되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건축가 김정철과 그와 함께 정림건축에 몸담고 밤을 새워가며 ‘청사진 덮고 쪽잠을 잤던’ 수많은 건축가들에게 이 책을 드리고 싶다.”
- 김형국
“김정철 선생은 자신을 주장하기보다는 오히려 다른 이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따뜻하고 감성적이며 합리적인 건축가였다. 건축 조형과 언어의 홍수 속에서 그는 밋밋하지만, 한결같이 든든한 반석 같은 건축가였다. 개인보다는 함께하는 건축가들을 신뢰하는, 그러면서도 그들을 잘 이끌었던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넘치는 건축가였다. 그는 한 사람의 거장에게 의지하는 방식이 아닌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은 건축가를 지향했다.”
- 박성태
“김정철과 정림건축은 명문 고등학교의 인맥, 거장 건축가 아래에서 수련, 기념비적 국가 프로젝트의 수주, 한국적인 것의 현대화 등 비슷한 세대 건축가들이 명성을 쌓아나가는 길과 다른 경로를 지나왔다. 역설적으로 이 다른 경로가 정림건축이 산업화 시대의 한국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었고, 한국 현대 건축의 다양성을 가능케 했다.”
- 박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