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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 HIT Essay 2018-06-19 16:30:01

     

    1년

    지구가 한 바퀴를 도는 동안 나는 쳇바퀴를 돌았
    습니다
    산다고 한 번 살아봤는데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
    네요
    손이 거칠어졌습니다
    뼈마디가 뭉퉁하니 굵어졌습니다
    거울 속의 내 모습이 작년보다 딱 1년만치 흘렀
    습니다

    인스타에 독립출판이 핫합니다
    다들 멋지게 사진을 찍었더군요
    해시태그를 붙여서 너도 나도 자랑합니다
    나는 책방을 좋아하지만 자주 가진 않습니다
    빈손으로 나서는 건 죄를 짓는 기분이라서요

    여행을 떠났던 책들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몇몇 독립출판서점이 문을 닫았군요
    몇몇 독립출판계의 스타작가가 탄생한 것은 축하
    합니다
    물론 저는 아닙니다
    최저시급이 오른 건 환영합니다
    그것과는 별개로 나는 책값을 낮췄습니다

    살아본다고 살아내고 있습니다
    물론 당신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또 살아내려고 살겠지요

    무거운 것들은 항상 아래로 향한다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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