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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파간다 최지웅 디자이너 HIT Interview 2017-12-19 20:40:27

     


    <88Seoul> 책은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나요? 그리고 책 반응이 좋은 것 같은데 기분이 어떠신가요?

    기분이 당연히 좋죠. 책을 만들 때 처음의 의도는 제가 수집한 컬렉션 북으로 하려고 했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서울올림픽 완전 광팬이어서 관련된 것들을 많이 모았죠. 그런데 어느 순간 수집한 게 점점 쌓여가면서 혼자만 보는 게 아깝더라구요. 그래서 이걸 재미있게 엮어보자 하고, 원래 3년 전에 처음 기획을 했었는데요. 그런데 이걸 단순히 저의 수집품을 소개하는 컬렉션 북으로 하는 건 그렇게 의미가 없는 것 같더라구요. 그렇게 생각을 하다보니깐 다른 사람들이 서울올림픽과 함께한 추억도 궁금해지고, 여러 사람으로부터 사진을 수집하게 되고, 그렇게 3년 동안 관련된 생각을 하면서 지금의 <88Seoul> 책으로 발전해서 나오게 되었죠. 그리고 이 책이 나오고 나서, 사람들이 ‘아! 저도 88올림픽 때 찍었던 사진이 있어요!’하고 더 연락이 오더라구요. 그래서 2쇄를 찍을 때는 그 자료들을 받아 더 추가해서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88Seoul> 책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서울올림픽과 함께한 추억이 담겨 있는데요. 최지웅 디자이너님의 개인적인 추억도 들려주세요.

    전, 뭐 강원도 원주에서 자랐어 가지구요. 서울에 살았으면 맨날 보러 왔겠지만 저는 그러지 못했죠. 부모님께 떼써서 겨우 서울올림픽에 한 번 갔었죠. 사진이나 TV로만 보던 것들을 실제로 보니깐 너무 즐거웠고, 저한테는 천국이었죠. 저는 그렇게 가족들이랑 겨우 갔기 때문에 서울 사는 사람들이 부러웠었어요.

    <88Seoul> 책이 나오고 김현 디자이너님께도 보여드렸을 것 같은데, 김현 디자이너님의 반응은 어떠셨나요?

    많이 좋아해 주셨어요. 책의 내용도 좋아하시구요. 처음 인터뷰하러 갔을 때 까마득한 후배가 찾아오니깐 좋아하셨어요. 그리고 자료도 한가득 주시구요. 책에 실린 호돌이 스케치 시안도 다 제공해주시구요. 그리고 김현 선생님께서 아카이빙을 되게 잘 해놓으셨어요. 이런 스케치 하나하나 모두 슬라이드 필름으로 찍어서 보관해놓으셨구요.

    <88Seoul> 88서울올림픽이 개최되고 그때부터 호돌이와 관련된 굿즈를 수집하셨나요?

    음, 올림픽 시작하기 전에 86년... 87년부터 좋아했을걸요. 왜냐면 보통 올림픽 시작하기 7년 전에 엠블럼이나 캐릭터를 발표하거든요. 홍보를 해야 하니깐요. 그래서 올림픽 시작하기 전부터 좋아했죠. 계속 모으구요. 초등학생 때는 돈이 없으니깐, 우표, 배지, 신문잡지 등 초등학생들이 모을 수 있는 걸 모았죠. 그리고 당시 성화 봉송하러 전국을 돌잖아요. 그때 성화 봉송하러 원주 왔을 때 거리에 구경하러 갔는데, 환영 깃발을 나눠주더라구요. 그래서 그것도 잘 갖고 있었구요. 아! 그리고 제가 다음에 평창 올림픽 성화 봉송도 해요. (웃음)

    어릴 때만 수집했던 게 아니라 살면서 계속 88서울올림픽과 관련한 것들을 수집하신 거죠?

    네. 올림픽 이후에는 가끔 벼룩시장 같은 곳을 가면 그런 것들이 있어요. 또 서울에 동묘 시장에 가도 보이구요. 그렇게 발견할 때마다 모았죠. 그리고 제가 이걸 너무 좋아하다 보니깐 주변 친구들이 간혹 그런 걸 발견하면 구했다가 저한테 주더라구요. 친구들이 준 것도 엄청 많아요. (웃음)

    그럼 앞으로도 계속 수집하는 건 현재 진행형으로 이어지겠네요?

    네 그렇죠. (웃음) 그리고 이제 크면서 돈을 벌다 보니깐 경매 같은 곳도 눈길이 가기도 하고요. (웃음)

    일본에서 이제 또 올림픽이 개최하잖아요. 혹시 만약에 서울에서 다시 올림픽이 개최된다면 올림픽 엠블럼 공모전에 도전할 의향이 있으신가요?

    네. 해보고 싶어요. 그때까지 살아있으면 해야죠. (웃음) 제가 살아있을 때 올림픽이 개최된다면 해야죠.


     

    프로파간다 시네마 그래픽스에서 발행한 책들이 주로 이미지 중심의 책인데요. 예컨대 저는 영화 현장에서 포스터 제작 과정을 담은 텍스트 중심이 되는 책이라든지, 그런 책들이 나온다고 하면, 프로파간다의 한 명의 팬으로서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거든요. 혹시 그런 텍스트 중심의 책을 기획 중인 건 없으신가요?

    내년에 프로파간다 10주년 되는 해거든요. 그래서 내년에 그런 책을 내볼까 생각은 하고 있어요. 사실 생각은 오래전부터 했는데요. 바빠가지고, 실행에 못 옮기고, 지금은 단순히 저희가 디자인한 포스터 이미지만 보여주는 책을 만들었어요. 포스터를 만들 때, 영화사에서 사진만 받아서 디자인만 하는 게 아니거든요. 배우가 어떤 포즈로, 어떤 자세로, 어떤 공간에서, 어떤 헤어스타일을 하고 그런 걸 우리가 다 짜는 거예요. 우리가 광고 디자인팀이니깐 일러스트레이터, 포토그래퍼, 헤어&메이크 아티스트, 소품 만드는 아트팀, 스타일리스트, 로케이션 매니저 등 섭외를 모두 하고, 촬영 현장 진행도 다 하거든요. 스케치 과정에서부터 촬영, 디자인 단계의 그런 일련의 과정들을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재밌어 하더라구요. 그런 책도 만들어 보고 싶죠.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있어요. 70~90년대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분들 인터뷰집 내보고 싶어요. 지금 시대에 저희는 쉽게 포토샵으로 작업하잖아요. 하지만 그때는 사진을 전부 직접 가위로 오려서 붙이고 했다 말이에요. 그래서 그 당시 선배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분들의 기록을 남겨보고 싶어요. 요즘에야 디자이너들이 소개되고 기록으로 남겨지는 매체가 많은데, 그 옛날 당시에 디자이너분들이 소개된 자료들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프로파간다 시네마 그래픽스의 책을 대형 서점에서도 구할 수가 있나요?

    아니요. 바코드가 없어요. (웃음) 출판 등록이 안 되어 있어요.

    프로파간다 시네마 그래픽스에서 독립 출판물로 유통해주는 것이 저는 독립 출판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좋은데요. (웃음) 하지만 저의 생각으로는 대형 서점에서 유통하면 프로파간다 시네마 그래픽스의 책은 더 많은 독자한테 사랑을 받을 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희도 그런 생각이 없는 건 아닌데요. 바빠가지고 못 하는 것 같아요. (웃음) 출판 등록을 못 하고, ISBN이 없는 건 제가 게을러서 못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더 크게 유통을 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사실 저는 지금만으로도 너무 즐거워가지고, 만족을 하는 거죠. 그리고 저희 본업이 너무 바쁘고, 출판이 저희의 주된 일이 아니다 보니깐, 너무 출판 일에 올인해서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에요.

    그럼 책을 처음 만들기 시작한 건 영리의 목적은 없으셨겠네요?

    네네. 전혀요. 순전히 재미로 만들었어요. 팔리면 좋고, 안 팔리면 안 팔리는 거고. (웃음) 그리고 저희가 가지고 있는 이런 콘텐츠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게 아니잖아요. 이때까지 해왔던 캘리그라피나, 레터링 등 이런 콘텐츠들이 우리만 가지고 있고,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그런 재미로 시작을 해본 거예요. 그리고 또 일본에 아카이브 책이 많은데, 제가 그런 걸 또 좋아하거든요. 별의별 게 다 있어요. 껌 종이 모음 아카이브 책도 있고,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게 별로 없어서 시작한 이유도 있어요. <영화선전도감>도 마찬가지로 제가 아주 오래전부터 수집을 해왔던 건데요. 언젠가 책으로 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나오게 된 거죠. <딱지도감>은 제가 초등학생 때 모은 건데요. 딱지를 뜯어놓았다면 도감 책에 수록하기 그렇잖아요. 저는 어릴 때부터 딱지도 뜯어서 가지고 놀 거와, 수집용으로 뜯지 않을 거랑 이렇게 두 장씩 모았어요. (웃음)

    혹시 지금 나온 영화 포스터들도 계속 수집하시고 있나요?

    지금도 하고 있죠. 주말마다 제가 하는 일이 극장가서 전단지 갖고 오는 거예요. (웃음) 가지고 집에 와서 싹 정리를 하죠. 수집의 핵심은 정리거든요. 정리를 잘 해둬야 해요. 가지고 오면 연도별로, 감독별로 다 정리를 해놓죠. (웃음) 또 그런 정리하는 재미도 있죠.

    <영화선전도감>의 옛날 영화 전단지 자료들은 어떻게 모으셨나요?

    제가 동묘 벼룩시장에 자주 갔었거든요. 6년 전인가 어떤 가게에 들어갔는데, 주인 할아버지가 50년대 영화 전단지를 파일에 잘 모아놓으신 거예요. 제가 그걸 보고 너무 흥분했죠. 할아버지가 이야기를 나누는데, 할아버지가 예전 서라벌예대(현재 중앙대 전신) 연극영화과 1기 출신이래요. 할아버지 자신도 굉장히 영화광이었고, 그동안 봐왔던 영화를 다 모아놨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조심스럽게 제가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인데, 그것 좀 구입할 수 있냐고 여쭤봤더니 절대 안 된대요. 할아버지의 추억이 담긴 것들이라면서요. 그래서 아쉽지만 어쩔 수 없었고, 그냥 가끔씩 할아버지한테 놀러 가서 이야기도 하고 그랬죠. 그런데 할아버지가 어느 날 이러시더라구요. ‘이걸  잘 보관해줄 수 있는 사람은 너인 것 같다.’ 그러면서 저한테 주셨어요. 그래서 그 할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영화선전도감>은 나오지 못했겠죠.


     

    영화와 올림픽 관련된 것 말고, 혹시 수집하는 또 다른 것이 있나요?

    아니요. 딱히 그 외에 다른 건 없구요. <영화선전도감>이 5, 60년대 외화인데, 7, 80년대 것들 수집해서 책으로 내고 싶다는 바람은 있어요. 한국 영화도 내고 싶은데, 한국 영화는 모두 배우들 얼굴이 나오니깐 초상권을 해결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어려움이 있죠.

    디자이너님은 평소 어떤 종류의 책을 좋아하고 즐겨 읽으시나요?

    주로 디자인 책을 많이 보죠. 아카이빙 책 많이 보구요.

    인터뷰가 이제 끝났는데요.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아, 제가 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단독 주택 건물을 사서 이사를 가서요. 1층에 숍을 차리고 싶어요. 숍 이름은 ‘시네마 파라디소(Cinema Paradiso)’구요. 영화에 관련된 것만 모두 판매하는 거예요. 영화 포스터 전단부터 책, CD, 블루레이 등 영화 전문 숍을 차리고 싶어요. 제가 디자인한 굿즈를 팔고, 포스터도 팔구요. 그리고 2층은 저희 사무실로 사용하구요.
    그리고 좀 더 나이가 들어서 디자인을 못 하게 될 때가 온다면, 극장을 차리고 싶어요. (웃음) 그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은 제가 디자인한 영화들만 상영하는 거죠. (웃음) 일반 상업 영화 말고, 예술 영화들만요. 그러려면 돈이 많아야겠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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