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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로인디북스 이보람 HIT Interview 2018-01-08 17:58:23

     

     

    '적게 벌고 행복할 수 있을까’ 라는 책 제목이 인상 깊었어요. 물음표를 던지는 건 적게 벌었던 지난 시간이 그렇게 행복하진 않았다는 의미로 들리기도 한데 어떠신가요?

    지난 4년 내내 행복했으면 그건 병이 있는거구요. (웃음) 이걸 하면서 돈 때문에도 많이 불안하고, 뭔가 사람 관계가 좋아서 시작했는데, 그 관계가 갑을 관계로 이어질 때 힘들 때도 있구요. 그럴 때 서점 일도 너무 힘들고, 후회할 때도 있고 그런대요. 하지만 평균적으로는,, 다른 일을 했던 때와 비교하면 제 만족도도 크고, 저한테 잘 맞는 일이거든요. 행복을 떠나서 저한테 맞는 일이어서 쭉 하고 싶은데, 하지만 이게 제가 하고 싶다는 마음만 있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거든요. 책 내용을 보면 장사 안 돼서 우울하고,, 돈 이야기가 엄청 나와요. 그런 걸 봤을 때 어쨌든 나는 계속 이 상태로 행복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 매일 매일 묻는 질문이긴 하죠. ‘적게 벌고 행복할 수 있을까’ 하구요. 원래는 책 제목으로 여러 가지 생각했었는데, ‘적게 벌고 행복할 수 있을까’ 가 자연스럽게 책 제목으로 뽑히게 되더라구요.

    책방을 통해서도 마음먹기에 따라 돈을 많이 벌려고 시도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하고 싶은 건 아니신가요?

    그게 제가 어디에서도 이야기한 것 같기도 한데,,, 저는 제가 열심히 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정산이 가끔 늦어질 때도 있지만,,, 비록 해야 하는 일을 안 하는 건 아니고. (웃음) 이 책방을 매출 1위를 만들기 위해서 여기저기 막 홍보를 하고, 그런 거는 저랑 맞지도 않구요. 그냥 제 스타일대로 여기를 운영하려고 하거든요. 전투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은 거죠. 저랑 맞지도 않구요. 그냥 저는 저와 맞게 자연스럽게 여기 공간을 운영하고 싶어요. 너무 튀려고 하지 않고.  

    자신은 적게 벌고 만족하고 싶어도 외부에서 방해하는 것들이 있잖아요. 연남동이 예전과 다르게 분위기가 바뀌면서 뛰어오르는 월세라든지 그런 부분도 고민이 클 것 같아요.

    크죠. 다행히도 월세 부분은 현재 주인 어르신 분들이 좋아서 부담스러울 정도로 그동안 많이 오르진 않았는데요. 그것보다 연남동이 점점 분위기가 바뀌면서, 이제 조용히 책을 볼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잖아요. 동네가 소비중심의, 쇼핑 중심의 동네로 바뀌면서 내가 있는 이 책방이 점점 이 동네와 안 어울리는 건 아닐까 하는 고민이 크죠. 예전에는 정말 책을 보고 싶어서 왔던 손님들이 요즘은 주말에 잘 안 와요. 왜냐면 주말에 오면 시끄러우니깐.


     

    헬로인디북스가 4년 전 연남동에 이사 왔던 그때와는 동네 분위기가 많이 다르죠?

    제가 이사 오기 1년 전이 정말 좋았어요. 그때는 피노키오 책방이 있었는데요. 피노키오 책방 사장님이 아직도 그때의 연남동 분위기를 그리워하죠. (웃음) 제가 그때 피노키오 책방을 왔다 갔다 하면서 저 역시 여기 동네 책방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이사를 왔는데, 현재는 그때의 분위기를 전혀 찾아볼 수 없죠. 그래도 아직까지는 저는 연남동이 좋아요. 바로 옆에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다른 책방이 있는 것도 너무 좋구요. 옆에 베이글 집 언니나, 주인 할아버지, 할머니도 너무 좋구요.

    책을 읽다 보면 어느 날은 매출이 너무 안 나와서, 사람이 안 들어와서, 힘들다는 내용도 종종 나오는데요. 4년 동안 서점을 해오면서 서점을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없으셨나요?

    그만두고 싶을 때는 많아요. (웃음) 아무리 제가 이 일이 천직이라고 하더라도 일하는 거 항상 즐겁지 않잖아요. 너무 힘들고 피곤할 때도 많고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서점에 사람이 안 들어오는 것도 너무 초초한데요. 반대로 주말 같은 경우는 서점에 사람이 꽉 차 있거든요. 그런데 1시간 내내 사람이 꽉 차 있는데, 1시간 내내 매출이 하나도 없으면 그럴 때는 정말 힘들어요. 미칠 것 같아요. 그렇다고 제가 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왜 안 사요?” 하고 물어볼 수도 없잖아요. (웃음) 많은 사람이 공간을 가득 메우고 책을 막 보다가, 아무도 한 권을 안 사고, 모두 쑥 빠져나가면 되게 허무해요. 그러면은 저한테 뭔가 문제 있는 것 같고, 뭔가를 바꿔야 할 것 같고,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제가 보람 사장님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어딘가의 책 리뷰에 악플 단 사람을 캡쳐해서 올리신 걸 봤거든요.

    네, 그 악플이 ‘그래 너는 돈 없으면 집에서 밥 안 먹고, 그러고 있으면 되지, 하지만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으면 그게 안 돼’ 뭐 이런 식에 댓글을 달았던 것 같은데요. 사람들이 그런 것 같아요. 책은 안 읽어보고 책 제목만 보고 ‘그래 혼자 살면 그렇게 살면 되지~’ 그런 말을 많이 하더라구요. 그 사람들을 이해할 수는 있어요. 왜냐하면 정말로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는 사람들은 자기 삶이 없는 경우가 많잖아요. 이해할 수는 있지만 저도 마냥 고민 없이 사는 게 아닌 데,,, 억울하고 아쉬운 부분이 있죠. 편하게 살고 싶어서 직장 그만두고 서점 일을 하고 그런 철없는 애처럼 바라보는 시선들이,,, 아쉽죠. 그게 아닌데, 몇 번을 반복해서 들으니깐 좀 그렇더라구요. 나름대로 저도 많은 고민을 하고, 제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하는 건데 말이죠.


     

    <적게 벌고 행복할 수 있을까>가 첫 책이시잖아요. 더구나 지금 사람들의 반응도 좋구요. 당연히 좋겠지만, 그래도 기분이 어떠신가요?

    그 책의 글들이 그동안 제가 블로그에 적어왔던 글이잖아요. 블로그에서도 잘 읽고 있다는 분들도 많았는데, 책의 파급력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블로그에 적는 동안에는 메일이라든지, 문자라든지 그런 피드백이 거의 없었는데요. 책을 내고 나니깐 사람들이 잘 읽었다든지, 등등 그런 피드백을 꽤 주시더라구요. 감상평을 주시는 분도 있고, 오타 체크해주시 분도 있고. (웃음) 그때 책을 내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 진심이 어딘가에 닿은 느낌이라서 좋았어요.

    책에서 보면 책방을 시작할 때 어머니가 많이 응원해주셨다고 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응원해주시고 있나요?

    네. 저희 엄마는 인터넷에 ‘헬로인디북스’ 검색해서 나오는 것 전부 스크랩해둬요. 그것도 단순히 캡쳐해서 이미지로 보관하는 게 아니구요. 전부 글을 복사해서, 엄마 전용 블로그에다가 정리하고 보관해두세요. (웃음) 그래서 엄마 블로그에 저에 관련된 자료가 제가 모아둔 것보다 많을걸요.

    다른 책방과 비교했을 때요. 보람 사장님이 생각하는 ‘헬로인디북스’만이 가지는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독립출판물을 초창기부터 좋아했다고 하면 맞으려나. 아무튼 저는 오래전 고등학생 때부터 페이퍼 매거진을 굉장히 좋아했고, 그때부터 계속 이런 출판물에 관심을 가지고 왔었거든요. 그래서 문득 생각해보니깐, 그와 관련해서 들려줄 수 있는 것들이 많은 거예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계산하는 손님을 붙잡고 그런 이야기를 다 하고 있지는 않지만요. 그게 제 장점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책에 관심 있어 하는 사람한테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가 좀 많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마지막으로 책방을 하면서, 내가 그래도 책방을 하길 잘했다는 느낌이랄까, 그럼 보람이 드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그냥 저는 사람들 만나는 게, 단순히 그러는 게 너무 좋아요. (웃음)

    적게 벌고 행복할 수 있을까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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